재미, 음식, 삶으로 디자인한 다이닝 공간

다이닝 공간 1

요즘 들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다이닝 공간dining room을 집에 들이는 데 관심을 갖는다. 다이닝 공간은 주방과 경계 없이 한편에 작게 자리하는 경우도 있고, 거실과 연결된 개방된 공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공통적으로 가족의 식사나 모임, 집에 온 손님을 대접하는 목적으로 마련한 장소를 뜻한다. 다이닝 공간이 각광받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제법 크다. 집에 사는 구성원들이 학교나 직장, 모임 등에 나가지 않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다이닝 공간, 왜 뜰까?
요즘의 집은 ‘레이어드 홈layered home’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레이어드 홈이란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소개한 용어로, 마치 여러 벌의 옷을 겹쳐 입는 ‘레이어드 룩’ 패션처럼 주거라는 기본적 기능 외에 여러 새로운 기능이 더해진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능 중에서도 집에서 이루어지지 않던 기능의 새로운 결합이 다이닝 공간의 부상을 설명하기에 적합하다. 예를 들어 베란다를 홈 카페로 변형하거나 식사를 준비하고 차리던 주방을 재택근무나 소규모 모임 장소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다이닝 공간 역시 주방과 거실의 경계에 애매하게 자리하지 않고 독립적 공간으로서 더욱 조명받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거실과 주방에 머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한정된 공간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일례로 학교 공부를 하거나 재택근무를 하고, 식사와 소규모 모임까지 해결할 수 있는 다이닝 공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가 그렇다.
‘그냥’ 말고 ‘근사하게’ 먹는 문화
코로나19의 여파와 함께 식문화의 변화도 다이닝 공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여전히 음식을 소비하는 콘텐츠는 많은 매체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며, 누구든 손쉽게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명 레시피를 따라 할 수 있다. 미국식품협회 SFA는 홈 다이닝을 2021년 올해 주요 트렌트로 꼽으며 “소비자들이 레스토랑의 조미료, 소스, 칵테일 키트 등을 활용해 집에서 다이닝 경험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레스토랑협회 NRA 역시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밀키트를 구입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MZ세대에서 75%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굳이 외출하지 않고도 집에서 근사하게 만들어 먹는 문화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홈 다이닝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다. 이런 일이 가능하게 만들어준 것은HMR(가정식 대체 식품)이다.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코로나19 전후 식품 소비 변화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집에서 하는 식사 횟수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HMR을 활용하면 손질한 재료를 레시피에 따라 조리하는 것만으로도 집에서도 편하게 ‘파인 다이닝’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만 3세 어린이가 책을 통해 배우는 단어는 140개,
가족 식사를 통해 배우는 단어는 1000개”
– 하버드대 캐서린 스노우 박사팀 –
주거 문화에 따른 다이닝 공간의 변화
한국의 오래된 주거 문화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 없었다. 손님이 집에 오면 사랑방, 가족들끼리는 안방 또는 툇마루가 상황에 따라 식사 공간의 역할까지 했기 때문이다. 1950년대에 아파트를 짓기 시작하고 1970년대에 주방 가구 회사가 생기면서 주방은 좌식에서 입식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0년대에 가스레인지, 싱크대 등을 합친 시스템 키친이 등장하면서 주방 형태가 기존보다 한층 다양해졌다. 주방 인테리어도 다양해지고 요리를 편리하게 해주는 주방 기기가 생겨나면서, 요리가 단순히 끼니 해결을 위한 노동만이 아닌 취미일 수 있다는 새로운 인식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말해 요리하는 작업대로서의 주방이 요리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확장되었고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이닝 공간이 생겨났다. 새롭게 등장한 다이닝 공간은 다양한 역할을 한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재택근무나 원격 수업 등 가족 구성원의 작업실, 공부방으로 쓰이거나 취미나 여가 활동의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이뿐만 아니라 거주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홈 카페, 홈 바, 응접실 등의 역할도 한다.
식구(食口), 가족을 뜻하는 또 다른 말이다. 식구의 뜻은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처럼 가족이 함께 하는 식사 시간은 그저 밥을 먹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서로 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체성, 가치관, 문화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가족 식사가 개인의 정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전 세계적의 여러 연구 결과로 밝혀진 지 오래다. 그중에서도 2010년 미네소타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가족들과 식사 횟수가 많은 자녀일수록 과일 및 채소, 칼슘이 풍부한 음식, 섬유소 등 성장에 필요한 주요 영양소를 더 많이 섭취하고 탄산음료나 음료수는 더 적게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대 캐서린 스노우 박사팀 연구 결과 만 3세 어린이가 책을 통해 배우는 단어는 140개, 가족 식사를 통해 배우는 단어는 1000개, 유치원 시기의 풍부한 어휘는 고등학교 시기의 이해력과 관련이 높았다. 이처럼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향유할 수 있는 대화와 문화는 가족들의 단단한 정서적 토대가 되어준다. 전 세계가 앓고 있는 코로나19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게 만들었다. 외출은 물론 가족과의 외식 조차 어려워졌고 거리 두기를 얼마나 더 해야 할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집 안에 가족만을 위한 다이닝 공간을 들이는 것은 그 자체로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준다. 모두가 한 공간에 모여 건강한 음식을 나눠 먹는다면 그보다 더 건강한 유대감과 정서적 안정감이 깃들 것이다.

Editor | ER Paik
Illust | HK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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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닝 공간 시리즈]
재미, 음식, 삶으로 디자인한 다이닝 공간  – 다이닝 공간 1 (현재 글)
다이닝 공간에 나만의 크리에이티브를 불어넣다 – 다이닝 공간 2